MUNDOMELTDOWN 있는 지식이라고는 모두 훔친 것

사람을 찔러 죽여야 한다거나 망치로 내려쳐야 내가 안전하고 매 순간 싸움을 위해 준비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공격태세로 경직돼서 싸움에서 이겨내는 것만이 삶의 행복이 아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눈이 무척 부셨는데
하늘과 나뭇가지와 건물들을 보니까
아 정말...

그는 혼자였다. 텔레스크린도 없었고, 열쇠 구멍을 통해 엿듣는 사람도 없었다. 어깨 너머를 흘깃 살펴볼 염려도, 손으로 책 내용을 가려야 할 것 같은 불안감도 없었다. 달콤한 여름 공기가 뺨에 맴돌았다. 저 멀리 어딘가에서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하지만 방 안에는 벌레가 우는 듯 똑딱거리는 시계 말고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는 안락의자에 더 깊숙이 자리 잡고 난로망 위에 발을 올려놓았다. 더없이 행복했고 이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1984 | 조지 오웰, 박유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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