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DOMELTDOWN 있는 지식이라고는 모두 훔친 것

그러니까 내가 그나마 괜찮아 보이도록 몇 겹의 포장지로 감싸뒀는데
말을 할 때마다 그게 한꺼풀 한꺼풀 벗겨지고
이제는 추하다
입을 다무는 편이 좋은 사람이라니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닌 개체라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여 주고 싶다
성격 개조에 실패했는지
애초부터 나한테 좋은 모습은 없었는지
내가 참 싫어하는 종류의 사람이 됐다
되고 싶지 않았는데 이 계기가 아빠라고
확언할 수조차 없어서

서로의 모든 걸 공유한대도 아무 의미가 없다
온갖 정신 질환과 불행과 무기력함을 토로해도
변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마주해야하는 상황에서는
무엇으로도 해소가 안 된다
몇 달 전까지는 유독 공허했는데
지금은 스스로를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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