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쿵쿵 뛰는 게 아니라 가슴에 아주 묵직한 것이 내려앉듯 가라앉는데 어떤 때는 눈썹 앞 미간 끝부분이 따금한다. 즉시 소리치고 꾸중하는 것은 되려 화의 정도가 거의 없거나 평상시인 경우인데 마주하는 것 자체에서 불쾌감을 느끼기 때문인 듯 하다.
삼 일 중 하루는 분노하게 되는데 시나리오는 셋 중 하나 1. only 분노 2. 분노를 동반한 눈물 3. 2의 시나리오와 **협박이다. 1의 경우 일이 좋게 끝나는 경우가 없으며 1시간 즈음 뒤에는 상대가 모두 망각하므로 다시 리셋된다. 내게 축적된 분노는 사라지지 않는데 상대는 이미 모두 잊었다. 털어낼 틈이 조금이라도 생긴다 싶으면 하루도 채 가지 못한다. 감정과 단편적 상황묘사 외 한탄할 수 없다.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 것은 나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고 그렇다하여 터지기 직전의 폭탄과 같은 상태로 웅크리고 있는 것도 적절치 않다. 마땅히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도가 없는 것이다.
'나에게는' 타개할 방도가 없다. 타개할 방도가 있는 상대는 나를 매일같이 분노하고 죽이고 싶게 한다. 악화될 뿐이라는 생각만 들고 이 이야기를 할 때면 키보드를 주먹으로 내리치고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고 싶어진다. 오늘은 참 착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착한가 고민하다가 그냥 빈궁할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심적으로 아무런 여유가 없다. 감정적으로 내몰려 있으니 쉬운 일에 작은 일에 분노하고 혐오한다.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약물로조차 보완될 수 없다. 까마득한 미래가 남아 있는데 지금보다 나을 것 같지 않다. 병신과 함께하는 삶이다. 정서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의 삶이다.
살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꽤 많은데 나는 무시하는 것에는 썩 재능이 없는지 못된 딸년 짓은 못 하겠는지 애걸복걸 지랄이 났다. 그냥 모조리 무시하고 내외하며 빚만 몇 천 떠넘기고 독립하여 얼굴도 보지 않고 살면 된다. 사망하면 상속 거절하고 변호사를 고용하여... 좋은 사람이었는데, 최선을 다했는데 남은 시나리오가 죄다 희망적이지 않다. 기대라는 것을 품을 수가 없는 삶이다. 도피하고 싶으나 도피할 구석이 없으므로 떠올리는 것은 자살과 협박이다. 실현치 않을 것이라지만 언어가 품는 영향이 3시간 남짓인 것은 슬픈 일이다.
내 가치가 떨어질까 두렵다. 안 그래도 가진 것이 별로 없는데, 그 이하로 떨어지고 싶지 않다. 그나마 이익도 얻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떠올린 것이 사망 보험이다. 정말 슬프게도 적으려 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시덥잖은 말이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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