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유가 스스로가 결격됨이라는 것은 잘 살아보고 싶음에도 그게 잘되지 않아서
자신은 그런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서글프기 때문인 것 같다
행복하고 즐겁게 아무런 걱정 없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고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으니까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결국 전부 그만두고 싶은 거다
이루지 못하면 슬프니까 내가 못 해낼 것 같으니까
나의 경우 이런 사고로 귀결되는 것은 삶을 사는 동안 크게 성취해보거나 노력해본 적이 없는 탓이다
회피하고 도망치고 그만두고 싶다
싫은 것은 하고 싶지 않고 책임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행복하고 멋진 삶을 꿈꾼다
실천 없이 자아만 존재하므로 자신을 점점 깎아먹게 되는 것이다
천성이 나약하게 태어난 것은 아닐 테니 결국 내 시도가 없었고 노력이 없었던 거다
죽는 것은 아주 처절하게 시도해 본 뒤라도 늦지 않는다
혼자 왔다 혼자 가려고
주위 사람들 생각은 안 하고 싶어서
나 하나만 자살하고 끝내고 싶었는데
이제는 함께 데려가야 할 사람이 생겼다
나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생겼다
그러면 남은 사람은 어쩌지 하고 고민하면
마음이 괴롭고 어떻게든 살아 봐야겠다 싶다
살아야지
내가 열심히 살아서
내가 해결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