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DOMELTDOWN 있는 지식이라고는 모두 훔친 것


전시 관람 전 받은 팸플릿의 그림부터 굉장히 페티시적이라는 상상을 했는데, 관람하는 내내 그 생각이 이어지다 작가의 의도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그쳤다. 작가 본인이 그려진 그림의 참고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이 혐오스러웠던 탓이다. 거대한 크기의 그림에서 오는 웅장함이나 압도감은 화룡정점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로서 무너진다. 얕은 뜻을 지니고 그린 그림은 차라리 그 뜻을 알지 못할 때 아름다웠다.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에서 작가 자체의 후광은 모두 지워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이었다. 작가의 불쾌한 인생사나 사상 등으로 인한 비호감이 작품에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작가의 설명이 없었더라면 훨씬 더 감동 받은 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나에게만 국한되는 문제일 수 있으며 다른 이들에게는 무관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품에 내포된 의미를 떠올리거나 그 대상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그저 인식하는 대로 이해하는 것이 훨씬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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