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에 있어서 능동을 엄청 강조했는데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능동적으로 정신병을 발휘하자는 의도였음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너무 볼품없는 인간이 될 것 같아서...
그런데 요즘 그게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일을 전투적으로 임하고
늘 가상의 폭력과 폭언에 대비한 상태로
잔뜩 날이 서서
다시 말해 겁에 질려 있다
이건 능동도 뭣도 아니다
그냥 쓸모없이 과민할 뿐이다
아까 분식집에 들러 떡볶이를 샀는데
나올 때 감사합니다~ 하며 나가는데
대답이 없으니까 주인 멱살 붙잡고 대답 안 하느냐고 물어보고 싶더라
그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자전거 잠금을 푸는 동안
이 씨발년이 내 말을 씹어?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닥 화를 낼만한 일이 아닌데
그 분노가 (심장박동과 울렁거림 등) 거의 한시간을 갔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아마 밖에서는 이러지 않았을 텐데
그 가게에서는 실행에 옮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이
위계가 있었기 때문
손님이라는 내 입장을 이용해서 불합리한 행동을 하려고 했던 거다
정말 자연스럽게
아무런 사고도 거치지 않고
그게 너무너무 싫고 혐오스러웠다
늘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노동자와 소비자가 동등히 대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서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
정말 추잡스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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